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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후기 쿠키영상 없음

방송, 사랑, 비행기. 이 세가지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바로 출발할 때 가장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기적, 별거 아니야. 그치?

- 내일 혹시 시간되면 수제비 먹으러 갈래?
- 내일 군대가는데...

아! 비밀번호 안 알려줬어!

힘들 땐 지구가 끝날 것 처럼 힘들어하더니... 목숨걸고 기뻐해봐.

또 우연히 만나네 우린.

넌 어떻게 그렇게 웃어? 애쓰는 건 아닐까.

세상에 딱 너 한 사람만 몰랐으면 안돼?


 

한국형 멜로 기근 현상이 낳은 기묘함.

1994년, 가수 유열이 처음으로 라디오를 진행하던 날, 엄마가 남긴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김고은)' 앞에 불현듯 나타난 '현우(정해인)'. 교복차림의 그 아이는 다짜고짜 미수네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나선다. 얼결에 잘생긴 알바생 하나를 고용하게 된 미수는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언니인 '은자(김국희)'와 함께 생계를 이어가지만 어느날 갑자기 월급을 가불받고 친구들과 오토바이를 탄채 사라진 현우. 그리고 1997년, 2000년, 2005년까지 꾸준하게 우연처럼 만나고 불현듯 헤어지게되는 남녀를 그렸다.

현우는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고등학생 때 옥상에서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다가 그만, 한 친구가 아래로 떨어져 죽은 것. 밑에서 옥상을 쳐다보던 다른 친구들 덕분에 현우가 죽은 친구를 밀었다는 누명(?)을 쓰고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윽고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 덕분에 소년원을 나오게 된 현우. 그 바람에 학교도 그만두고 그 길로 미수네 빵집에 취직을 한다. 살인 미수에 그쳤던 다른 친구들도 모두 학교를 그만두고 배달 알바를 뛰는 신세. 혼자 멀쩡하고 편하게 빵집에서 일을 하는 현우를 연신 찾아와 매장 영업에 훼방을 놓는다. 그 꼴이 보기 싫었던 현우는 미수의 언니인 은자에게 가불을 받아 그 길로 다시 빵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1997년. 대한민국에 IMF가 찾아오고 미수는 빵집을 처분하게 된다. PC통신인 천리안이 보급되던 해에 미수는 대학생 신분이 되어,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직전이다. 학교 선배중 하나가 라디오 인턴과 일반 회사 정규직 중 어느걸 택하겠냐는 물음에 미수는 정규직을 택했고 미수가 택한 정규직이 탐이났던 학교 친구 '현주(정유진)'는 어쩔 수 없이 라디오 인턴으로 취직을 한다. 헌책방과 이삿짐 처리 아르바이트를 하던 현우는 할머니를 업고 모셔다 드리다 문 닫은 빵집 앞에서 미수를 우연히 다시 만난다. 미수네 집에서 하룻밤 묵게 되지만 다음 날 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현우라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또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미수는 기지를 발휘해, 현우에게 천리안의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주며, 휴가 때 꼭 접속해서 메일을 읽어보라고 권하지만 이메일 계정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미수는 정규직 공장을 그만두게 되어 이사를 가게된다. 자신의 꿈이었던 작가의 길을 걷는 현주에게 자극받아, 이직이라는 큰 결심을 한다.

그리고 2000년. 현우는 열심히 모은 돈으로 미수가 살던 집을 얻고, 그 집 비밀번호가 미수의 학번이자 미수가 만들어준 자신의 이메일 계정의 비밀번호임을 알게된다. 그 무렵 미수는 잘나가는 출판사의 이직에 성공했고 현우는 검정고시를 패스해, 대학생이 된다. 미수네 '출판사 사장(박해준 / 종우 역)'이 가지고 있던 건물의 2층에 현우가 몸담은 영상관련 업체가 이사를 오고 미수와 현우는 그렇게 세 번째 만남을 갖게된다. 하지만 여전히 멀쩡하게 사는 것 같은 현우가 꼴보기 싫었던 옛 학교 친구들은 죽은 친구의 기일이라며 현우를 만나러 오고, 태권도장 차량 운전을 하던 친구의 차에 핸드폰을 깜박하고 내린 현우는 미수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되자 크게 분노하며 미수에게서 떨어져 나가려고 한다. 하필 그 때 미수를 좋아하던 출판사 사장은 현우에게 미수를 그만 놓아주라는 이야기를 하고, 돈으로 사랑을 사려했던 출판사 사장은 옛날 미수의 빵집도 매입하면서 그녀에게 베이커리를 다시 시작하자고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2005년. 이전에 현우네 영상관련 업체가 문을 닫게되면서 라디오 방송국에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된 현우.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실시하던 '보이는 라디오' 의 영상 장비를 설치하던 와중 신청곡과 부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얘기해 달라는 유열의 물음에 주저없이 '미수'라는 말을 꺼낸다. 여전히 출판사에서 일하던 미수는 그 소리를 듣고 바로 현우를 다시 만나러 가게 되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잘 포장하면 한없이 로맨틱하고 남자 주인공의 어두운 과거까지 더해져, 일반적인 로맨스물을 탈피하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영화겠지만 상당히 개연성이 없고 제목도 유열의 음악앨범이지만 왜 그런 제목을 갖게 됐는지 의문이 드는 영화다.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를 표방하는 영화지만 거죽만 슬쩍 빌려다 쓴 모양새고 1990년대의 찬란했던 문화 황금기에 지나치게 기대려고 애를 쓰는 영화 되시겠다. 굳이 그런거 없이도 스토리 자체만으로 그럭저럭 평타 이상은 칠 수 있는 영화였지만 마지막 엔딩이 진짜 좀 어거지였다. 출판사 사장의 끊임없는 애정 공세에 실컷 부를 누리며 살던 여자가 어느날 갑자기 라디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전남친을 찾아 뜀박질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어이없었음. 그리고 그 순간에 뭐든지 다 미수에게 퍼줄 것 같았던 출판사 사장은 뭘 하고 있었나?

종우가 지닌 미수에 대한 사랑의 크기는 캐릭터를 갑자기 누락시켜도 될 정도로 하찮은 것인가?

차라리 엔딩에 나왔던 콜드 플레이의 FIX YOU를 메인 테마와 제목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법한 영화. 이게 다 요즘 한국형 멜로가 씨가 말랐기 때문에 불거지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과거로의 회귀가 어느정도 메인 프레임으로 씌워져 있고 잘생긴 남자배우와 연기력 좋은 여자배우가 들어가 있어, 백보 양보해서 '건축학 개론' 을 잇고싶어하는 욕심이 과하게 보였달까. 추석 시즌을 앞둔 극장 비수기에 개봉했지만 이제 꼴랑 백만명을 넘은 유열의 음악앨범 관객수를 보고, 역시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갔음을 느꼈다.

다만, 그 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플레이 리스트의 영화적 활용에는 만점.

 

썩은 악귀 처럼, 고등학교 친구들과 연관되면 꾸준히 안 좋은 길을 걷게되는 현우의 운명도 상당히 클리셰적인 면이 많은 캐릭터 설정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왜 너만 멀쩡하게 사는 것 같냐?

 

유열의 음악앨범에 나왔던 배경음악들.

자유시대 - 모자이크, 유열 - 처음 사랑, 핑클 - 영원한 사랑, 이소라 - 데이트, 신승훈 - 오늘같이 이런 창밖이 좋아, 토이 -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강추), 루시드폴 - 오, 사랑, 보이나요, 콜드 플레이 - FIX YOU(초초 강추).

엔딩곡으로 쓰인 콜드 플레이의 fix you 가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남자 주인공인 현우의 사정과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진짜 큰 감동이었음. 콜드 플레이의 음악이라곤 'VIVA LA VIDA' 딱 한 곡 빼고 쳐다도 보지 않던 나도 곡을 찾아 듣게 만드는 힘을 지닌 노래임.

콜드 플레이 - FIX YOU

 

when you try you best, but you don't succeed

최선을 다 했지만 성과가 없을 때

when you get what you what, but not what you need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정작 필요한 게 아니었을 때

when you feel so tired, but you don't sleep

너무 피곤하지만 잠들 수 없을 때

stuck in reverse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and the tears come steaming down your face

당신의 뺨에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when you lose somthing you can't replace

대체하지 못할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

when you love someone, but it goes to waste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이룰 수 없을 때

could it be worse?

이보다 더 나쁠 수 있을까?

lights will guide you home

빛이 너의 집으로 인도할거야

and ignite your bones

너를 따뜻하게 해줄거야

and i will try to fix you

내가 널 치유해 줄게

and high up above or down below

기분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when you're too in love to let it go

떠나보내기엔 누군가를 너무 사랑할 때

but if you never try, you'll never know

하지만 시도해 보지 않는다면 결코 알 수 없을거야

just what you're worth

너의 가치를 말이야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당신의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려

when you lose something you cannot replace

대체하지 못할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당신의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려

and i...

그러면 난...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당신의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려

i promise you i will learn from my mistakes

나의 실수로부터 깨달았음을 넌 알거야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당신의 얼굴 위로 눈물이 흘러내려

and i...

그러면 난...

lights will guide you home

빛이 너의 집으로 인도할거야

and ignite your bones

너를 따뜻하게 해줄거야

and i will try to fix you

내가 널 치유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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