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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뷰

12년 만의 혁신! 애플 에어팟 프로 Airpod Pro 리뷰

그랬다. 정말 제목 그대로 12년 만의 혁신을 이루어 냈다. 과연 이게 팀 쿡이 운영하고 있는 애플에서 나온게 맞는 것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에어팟 프로는 잘 만들었다(가격을 보니 팀쿡의 애플이 만든게 맞음).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2007년 처음 발매한 아이폰으로 세계 핸드폰 시장을 뒤집어 놓으셨고 잡스가 타계한 이후, 팀 쿡이 CEO가 된 뒤로는 잡스가 남겨놓은 유산을 아주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며 애플의 슬로건 중 하나였던 '혁신' 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형편없는 제품들을 세상에 내놓았었다.

내 지갑 좀 그만 털어라 이 악마야!

 

 

하지만 여전히 it기기의 유행을 이끄는 애들은 애플임. 삼성과 엘지가 이미 기술력으로 애플을 수 년 전에 씹어먹어버렸지만 뭔가 시답잖은 걸 세상에 내놓아도 몇 년 뒤면 그게 유행처럼 번지는 힘을 애플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에어팟 1세대가 나왔을 때만 해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시큰둥 했지만 지금은 짝퉁이라도 귀에 꽂고 다닐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콩나물 대가리 이어폰을 패션 처럼 귀에 걸치고 다니고 있지 않은가.

 

에어팟1의 음질이나 배터리 효용성이 너무 거지같아서 집에서 설거지 할 때나 통화 할 때 사용하던 에어팟1을 뒤로하고 출시된 에어팟 2세대는 유닛만 그대로 두고 충전 케이스를 무선으로 바꾼 거 말고는 1도 달라지지 않아 모든 유저들이 낙담하고 있을 때, 애플은 불현듯 갑자기, 뜬금없이 에어팟 프로를 발표해 버렸다.

이전 에어팟들이 그랬듯 별다른 예고도 없이 훅 들어온 이유는 애플이 밀고있는 메인 상품들인 아이폰11, 애플워치5 에 고객들의 집중도가 분산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에어팟1이나 에어팟2는 몰라도 이번 에어팟 3세대인 에어팟 프로는 정말 아이폰11과 애플워치 5에 대한 관심을 한 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잘 만든 명기중에 명기이다.

에어팟 고유의 DNA였던 오픈형 이어폰 타입을 과감히 버리고 인이어 스타일의 커널형으로 만들면서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들에 비해 음질이 심각하게 형편없는 에어팟의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했다. 거기에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감쇠' 와 외부 소음을 받아들이는 '노이즈 수용' 모드를 탑재함으로써 에어팟 프로는 '노이즈 캔슬링 블루투스 이어폰' 이라는 까다로운 수식어를 획득 했는데 이게 정말 말도 안 나올 정도로 최고다.

에어팟 프로를 구상하면서 애플의 개발진들이 이를 갈고 만든게 느껴지는 기술력이랄까.

콩나물에 이어 헤어드라이기를 닮은 에어팟 프로다. 미국에서는 2019년 10월 29일 공개되었고 국내에는 2019년 11월 13일 정식 발매되었다. 하지만 재고가 많이 없어서 현재 애플 가로수길에 가면 대기를 하고 구매를 해야하는 상황. 애플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는 가능한데 픽업은 오후 즈음 되면 불가능으로 바뀐다. 택배 배송을 선택하면 다음 달로 넘어가 버리는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애플 가로수길에서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전날 결제하고 다음 날 오전에 픽업하러 가는 걸 추천드림(그것도 평일에. 주말은 사람들 더 몰릴 듯).

애플도 에어팟 프로가 이렇게 대박이 날 줄 몰랐던 거지. 해외에서 직구식으로 수수료 받아먹으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깡패짓을 하려는 판매자들도 다들 재고 확보에 실패해서 욕이란 욕은 다 들어가며 구매취소자들을 상대하는 중.

나는 쿠팡에서 구매했다. 병행 수입도 아니고 수수료 지멋대로 붙이는 양아치같은 해외 직구 판매자도 아님. 애플 코리아에서 정식으로 재고 확보한 판매자 인듯.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판매처 링크를 알려 드리도록 하겠다.

패키지 디자인은 여전히 애플 스럽다. 상당히 깔끔하고 간결하면서 구매자로부터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음.

에어팟 이전 시리즈와 비교하면 가로로 좀 긴 느낌의 에어팟 프로 충전 케이스다. 좀 더 예쁜 자갈처럼 생겼달까.

기이하게도(?) 충전 단자는 기존의 에어팟에 쓰였던 라이트닝 8핀 케이블인데 어댑터에 꽂는 단자는 usb-a 타입이 아닌, usb-c 타입이다.

무슨 짓이야 대체!!

 

게다가 당연하게도 음향기기의 어댑터는 패키지로 넣지 않는 애플이기에 기존의 애플 어댑터로는 충전이 불가하다. 그래서 그냥 에어팟1 라이트닝 케이블에 충전하고 있음.

단자와 어댑터 부분 모두 usb-c 였다면 좀 짜증났을 듯(아이패드 프로 11인치 때문에 usb-c to usb-a 케이블을 따로 샀었지).

에어팟 프로 이어폰 폼팁은 기본으로 세 개를 준다. 미들 사이즈가 프로 유닛에 이미 박혀있는 상태고 그것보다 좀 더 큰 사이즈와 작은 사이즈를 기본 옵션으로 준다.

진짜 모든게 다 하얌.

에어팟 프로의 강점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모드, 적응형 eq, 통풍구, 모션 감지, 음성 감지, 내향 마이크, ipx4 생활방수 등이 있겠다.

에어팟 프로의 음질은 확실히 타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비슷한 가격대의 이어폰들보다 좋은건 아니다. 그래도 에어팟1이나 2보다는 좋다고 느껴짐. 왜냐하면 귀를 꽉 막아주는 커널형이다 보니까 사운드 자체가 다르게 들리므로 뭔가 더 꽉찬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막 베이스가 웅웅 거린다거나 타격감이 좋은 건 아님. 그냥 세상에 음악과 나. 둘 뿐만 남겨두는 정도?

그리고 기존 에어팟 시리즈와 가장 차별화된 점은 버튼이 달렸다는 거다. 기존의 터치식에서 버튼식으로 진로변경을 한 이유는 유닛의 크기가 좀 작기 때문에 분실 위험이 있어서 그런건 아닌거 같고, 헤어드라이기 헤드 부분이 충분히 넉넉할 텐데 굳이 버튼을 단 건, 노이즈 캔슬링 기술 때문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한다.

나는 몸도 손도 발도 머리도 다 큰 남자라서 저 조막만한 버튼을 손꾸락으로 누르는게 참 불편하다. 예전 에어팟들은 손가락으로 유닛 헤드 부분을 살짝 터치만 하면 다음곡-이전곡, 전화받기-전화끊기가 쉽게 됐었는데 이 점이 좀 아쉽다.

바깥쪽에 있던 외향 마이크가 안쪽으로 숨게 되면서 통화품질을 걱정 안할 수 없게 됐는데 요즘 누구랑 통화할 일이 없다보니(...) 구입하고 며칠 뒤에나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내 음성이 어떤지 물어볼 수 있었다. 상대방은 내 목소리가 이어폰을 사용해서 통화하는 거 같지 않다고 대답함.

 

이건 진짜 상당한 기술력의 진보라고 할 수 있다. 에어팟1과 에어팟2의 유일한 강점이 통화품질 뿐이었는데 에어팟 프로는 노이즈 캔슬링 얹고 통화 품질도 묻으며 더블로 갔다.

에어팟 프로 완충시 음악 재생 시간은 4~5시간. 완충된 충전 케이스를 활용하면 24시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는 명기다. 음악과 음성통화를 병행했을 경우 3시간 정도의 사용시간이 보장됨.

근데 에어팟 프로를 아이폰xs에 물려서 사용하면 아이폰의 배터리 광탈이 좀 느껴진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몰라도 3시간 동안 유산소 운동 하면서 밖을 걸으며 에어팟 프로로 음악을 들었었는데 시작 때 60%였던 아이폰xs의 배터리가 집에 오니 20%대로 떨어져 있었음.

아이폰 11에 맞춘 업데이트를 상시 실시해서 그런지 몰라도 애플은 늘 기존 고객에게 새 상품을 사게하려는 장난질을 항상 친다.

에어팟 프로의 충전 케이스 재질과 감촉은 에어팟 이전 시리즈와 비숫하다.

철가루 방지 스티커 같은 건 에어팟 1세대 때도 붙이지 않아서 이번에도 그냥 대충 케이스만 끼워줄 듯.

이제 블루투스 페어링을 해보자.

애플은 본인들 끼리는 신나고 재미있게 잘 놀기 때문에 에어팟 프로 블루투스 연결은 상당히 빠르다. 한 번 연결해 놓으면 다음 부터는 귀에 꽂자마자 자동으로 아이폰에 연결됨.

에어팟 프로의 존재의 의미인 소음제어는 이어폰에 달려있는 버튼 한 번을 길게 누를 때 마다 노이즈 감쇠-노이즈 수용으로 자동으로 바뀐다.

물론 제어 센터에서도 손쉽게 노이즈 제어를 할 수 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노이즈 감쇠를 눌러서 음악을 들어보았는데 버스 안의 방송이나 주변 소음은 꽤 들어오는 편이다. 하지만 길거리를 걸을 때 노이즈 감쇠를 켜면 지나가는 차소리가 잘 안 들리는 느낌. 노이즈 감쇠는 외부 소음을 차단하려고 에어팟 프로 자체에서 화이트 노이즈를 분출하는 거기 때문에 음악을 듣지 않는 상황이라면 좀 더 먹먹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멀미나 어지러움증이 느껴지는 사람들도 몇 있음.

노이즈 수용을 켜면 주변 잡음을 억지로 귀에 쏘는 느낌이 든다. 일반적인 소음을 강제로 이어폰에 집어넣는 방식이라서 좀 왜곡된 소리가 들리는게 특징이다. '끔'을 누르면 노이즈 감쇠의 화이트 노이즈나 노이즈 수용의 억지 소리 담기가 없기 때문에 끔 모드가 가장 편한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가장 놀라웠던 건 노이즈 수용 모드. 외부 소음을 (강제로)받아들이는 기능이라서 이어폰을 빼지 않고도 상대방과 의사소통이 충분히 가능하고 어디든 음악을 항상 듣고 다니는 나같은 음악 덕후들은 골목길을 다닐 때 항상 사방을 눈으로 훑으면서 다녀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기능 되시겠다.
(그래도 좁은 길을 걸을 땐 언제나 조심하셔요)

또 하나 에어팟 프로의 강점은 유저의 귀 모양에 맞게 사이즈 확인이 가능한 이어팁 착용 테스트가 있겠다.

이 기능은 에어팟 프로를 아이폰과 연결했을 때 설정-블루투스-에어팟 프로 에 들어가면 만나볼 수 있다.

 

양쪽 귀에 에어팟 프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운 뒤 파란색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귀에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지 보여준다. 딱히 크게 필요한 기능은 아닌거 같은데 은근히 고객을 위해주는 척 하는 애플의 요상한 서비스 정신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아이폰과 찰떡인 에어팟 프로라서 이런저런 정보 확인, 연결 설정 등도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는 것 또한 에어팟 프로가 지닌 장점이다.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에어팟 1세대와 비교를 해보자.

야호-!

 

에어팟 프로에서 소리가 나오는 유닛의 헤드 부분이 좀 큰 편이라 장시간 사용시 귀가 아플 수도 있다. 나도 한 네 시간 정도 착용하고 있으니까 왼쪽 귀가 아프더라(소리 때문에 아픈게 아닌).

위에서 언급했던 노이스 감쇠에서 느껴지는 멀미와 어지러움 증, 그리고 약간 큰 유닛 헤드에 의한 귀 통증, 평범한 애플 고유의 음질을 제외하면 흠잡을게 없는 애플 최고의 이어폰 되시겠다.

진짜 스티브 잡스가 2007년에 만든 아이폰으로 혁신을 만들어 냈다면 팀 쿡은 12년이 지난 2019년 에어팟 프로로 또 한 번의 혁신을 만들어 냈다.

혁신이라는게 이렇게 어렵지. 12년이나 걸리고...

진짜 팀쿡이 만든 애플 제품들 중에 에어팟 프로는 유일하게 인정할만한 제품이다. 그 정도로 잘 만들었고 온갖 기술력이 집약된 노이즈 캔슬링 블르투스 이어폰임.

이거 만드느라 아이폰11을 그따위로 만들었다면 진심 인정함. 왜냐하면 난 11 건너 뛰고 아이폰12 살거니까☆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도 잘 만들었던디)

이번에 처음으로 에어팟 프로 리뷰 동영상에 목소리도 넣어서 만들었으니 재미있게(?) 봐주시길.

 

 

까르보나라 먹은 것 처럼 목소리가 좀 느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