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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뷰

ps4 The MISSING - J. J 맥필드와 추억의 섬 리뷰

플레이 스테이션4의 psn 전용 게임 중 요상한 제목과 플레이 방식이 눈에 띈 게임이 하나 있었다.

바로 The MISSING: J. J. 맥필드와 추억의 섬.

영어 원제는 the missing - j. j. macfield and the island of memories.

제목도 스토리도 요상한 이 게임은 이전에 발매됐던 림보나 인사이드를 만든 플레이데드의 게임들과 비슷하면서 약간 다른 게임성을 지녔다.

 

 

위에 언급한 두 게임 모두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는 사건들과 주인공이 삶과 죽음을 경험하며 앞으로 전진하는 횡스크롤 방식의 게임이고 the missing: j. j. 맥필드와 추억의 섬 역시 영문모를 일들 투성이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게임이다.

왠일인지 인디게임 비슷한 볼륨과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도 전면 한글화가 이루어졌다.

게임의 주 내용은 '추억의 섬' 이라는 곳에서 j. j. 맥필드가 사라진 친구인 에밀리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단순한 플롯을 지녔다.

여자 둘이 알콩달콩하는 오프닝을 보고 '아아 또 pc충 게임인가'라는 탄식을 자아냈는데 이건 게임 제작진이 유저들로 하여금 원하는 감상을 노린 함정 같은 장치였음을, 게임이 끝나고 나면 알게된다.

그렇게 야릇한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에밀리가 사라진다.

여기서부터 게임이 시작되는데 시종일관 에밀리를 애타게 찾는 j. j. 맥필드. 그녀의 풀네임은 재키 제임슨 맥필드다. 도넛을 좋아하고 금발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여대생임. 미대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초등학교 친구인 에밀리와 추억의 섬에 여행을 왔다가 그녀를 잃게된다.

어쩐 일인지 검고 거대한 그림자가 맥필드를 죽여버렸고 에밀리는 그 여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게임의 구성은 상당히 단순하다. 림보와 인사이드에 비하면 꽤나 걸출한 디자인과 배경을 지닌 게임이고 j. j. 맥필드를 이용해 앞으로 전진하면서 그녀가 좋아하는 도넛을 마음껏 먹으며 스테이지를 지나가면 된다.

도넛을 모으면 모을수록 예전에 사람들과 나눴던 문자 메시지나 의상, 갤러리를 해금할 수 있다. 이쯤되면 유저들은 스토리는 차치하고 도넛을 모으는데에만 혈안이 되어감.

주변에 떨어져 있는 돌이나 맥주병 따위로 도넛을 열심히 모아가면서 챕터를 클리어하는게 주된 목적(?)인 어드벤쳐 게임이다.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꽤나 직관적인, 런닝타임 5시간 정도 걸리는 얇은 볼륨의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에밀리를 찾아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갑자기 j. j. 맥필드는 번개를 맞아 뻗어버린다.

어디선가 사슴 의사가 등장해 죽어버린 그녀를 소생시키기에 이른다.

이 때 부터 the missing j. j. 맥필드와 추억의 섬의 진정한 게임이 시작된다.

 

 

www.youtu.be/ZtZGp64gn60

 

번개를 맞고나서부터 자신의 몸을 잘라내어 도구로 사용할 수 있게되는 j. j. 맥필드.

이 때문에 꽤나 고어하다고 소문이 났지만 몸이 잘려나가면 검게 처리되기 때문에 진짜 자신의 몸을 함부로 대하게되는 플레이를 펼쳐볼 수 있다.

팔과 다리를 절단해서 머리 위에있는 물체를 떨어뜨린다던지 사지를 몽땅 잘라, 머리만 남기고 좁은 틈새를 들어간다던지 하면서 계속 앞으로 전진한다.

물론 게임 플레이를 위해 자신의 몸을 잘라야할 때도 있지만 오직 도넛을 모으기 위해 신체를 버려야 할 때도 왕왕 있다.

늪을 건너야 하는데 발을 디딜 곳이 없으니 팔을 잘라, 위에 있는 상자를 늪에 넣고 건너가자.

도넛을 계속 모으다보면 귀찮을 정도로 많은 양의 대화 텍스트가 담긴 문자가 계속 온다.

j. j. 맥필드와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주요 인물들은 에밀리 톰슨, 엄마, 맥필드의 인형인 F. K., 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친구 애비, 금수저 필립, 맥필드를 좋아하는 후배 릴리, 스타워즈 마니아이자 j. j. 의 지도교수인 굿맨 정도다. 주로 과거에 있었던 대화들이라서 게임을 플레이 해가며 도넛을 먹으면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강 눈치 챌 단서들로 유저들에게 설명된다.

나머지 게임에 실제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번개에 맞은 맥필드를 살려낸 사슴 남자, 그리고 맥필드가 보고있는 앞에서 그녀를 죽인 천둥 여자 정도.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치고 꽤 소프트한 느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게되는 스토리를 지녔다. j. j. 맥필드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아웃팅을 아직 모르는 눈치이고 사라진 에밀리의 실종은 뭔가 다른 이유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중간에 등장하는 교회 스테이지에서는 처음으로 천둥 여자와 쫓고 쫓기는 대결을 펼쳐야 한다.

그녀가 j. j. 를 쫓아올 땐 BGM 도 급격하게 변하고 무엇보다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자칫하면 천둥 여자의 커터칼에 사지가 도려지는 게임 오버를 맞게되니 얼른 도망치고 보자.

다음 챕터인 묘지에 입성하면 무슨 이유인지 묘지 바깥에 나와있는 시체들을 다시 묘지로 넣어주도록 하자.

그럼 답례로 도넛을 준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아기인형 트랩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사지를 자르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이 부분에서 아기 인형에게 사지가 잘려, 머리만 남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

the missing j. j. 맥필드와 추억의 섬은 앞서 언급했던 림보와 인사이드보다 지형적인 매력이 더 많은 게임이라서 나쁘게 보면 너무 자잘한 기능들이 많지만 좋게 이야기하면 참신하게 머리를 조금 굴려야 숨은 도넛들을 먹을 수 있는 게임이다.

맥필드의 머리만 남아야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고 신체를 얼마나 절단 시키느냐에 따라서 원하는 곳의 도넛을 먹을 수 있느냐가 점쳐지기 때문에 눈 앞에 도넛이 있는데도 머리를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야 하는 스테이지들이 꽤 많다.

게다가 림보나 인사이드보다 더 이해가 가지 않는 퍼즐들도 많다.

이 사슴남자 동상 퍼즐은 동상 위치에 맞게 팔과 다리를 대충 자리해 주면 풀린다.

에밀리는 게임에 자주 등장하지 않기에 이 사슴 남자가 거의 유일하게 게임 내에서 '말'을 하는 캐릭터인데 그것도 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대부분.

중간에 불이 나타나면 사지 절단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몸을 태워서 조명을 만든다던지 막힌 길에 놓여져 있는 나뭇가지를 태워야 한다.

고어한 걸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갤러리엔 (흑백이지만)맥필드의 고어 짤이 들어가 있다.

평소엔 이렇게 어두운 스테이지이지만 맥필드의 몸에 불을 붙이면 훌륭한 조명이 된다.

이윽고 등장하는 목공소 챕터는 머리만 남겨두는 팬과 전력의 on/off를 잘 활용해서 클리어 해야하는 스테이지다.

머리로만 지나갈 수 있는 아랫부분의 톱니들을 헤치고 도넛을 먹으러 가자.

그리고 the missing j. j. 맥필드와 추억의 섬은 의외로 유저의 두뇌를 풀가동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난이도를 지녔다.

도넛 욕심을 내다가 머리를 계속 굴리다 보면 게임이 더 꼬이고 클리어 자체가 늦어진다. 그냥 일단은 흐르는대로 진행하다 보면 알아서 도넛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다.

우리의 생각만큼 복잡한 게임은 아니라는 것.

이 기차 챕터도 도넛들이 눈에 보이는 곳이 많지만 기차를 한 번 구동 시키기만 하면 모두 수집할 수 있다.

기차 맨 앞에 있는 곳에 장작을 넣어서 기차를 움직여주자.

다리가 부서지고 에밀리는 이상한 목소리로 맥필들에게 이상한 말을 한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에도 나왔던 심벌치는 원숭이 인형이 등장하는 건설지대.

쟤한테 심벌로 한 대 맞으면 뇌진탕을 일으켜, 상-하가 반전된다. 이 기능은 림보에서 활용됐던 그 기능과 일맥상통한다.

바에 있는 시체를 의자에 앉히고 쥬크박스에 전기를 끌어와 음악을 틀면 열쇠를 준다.

이윽고 들어가는 24시간 하는 볼링장.

에밀리는 전화로 또 맥필드를 괴롭힌다.

여기까지도 '대체 뭔 게임이여!' 라는 감상을 느낄 수 있다.

볼링센터에서 입간판을 잘 놓으면 아까 나왔던 사슴 남자 퍼즐처럼 뭔가를 제공하는데(볼링공),

이렇게 만들어야 볼링공이 떨어진다. 패스트푸드 피자 박스를 투수처럼 던지는 입간판은 이해가 된다. 풋볼 입간판도 이해가 되고 만 아래에 있는 농구선수의 신발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맨 위의 아이스 하키와 우주인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좀 가장 어이가 없던 퍼즐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볼링도 열심히 치고 머리만 남은채 센터를 빠져나가면

에밀리가 또 전화를 건다.

아니 동성애 정도로 죽을 생각 까지 할 건...

주로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영어고 거의 모든게 북미 게임 개발진이 만든 것 같은 느낌의 게임이지만 일본에서 제작한 게임이다. 문자 메시지를 잘 보면 특히 맥필드의 인형인 F. K.의 말투가 지극히 오타쿠 스러운 걸 보면 알 수 있다.

뭔 개소리여 얘는.

최종 결전(?)을 위해 j. j. 맥필드를 시계탑으로 호출하는 에밀리.

그렇게 주택가 스테이지 밖으로 나가면 잊혀졌던 천둥 여자가 또 쫓아온다.

내가 the missing j. j. 맥필드와 추억의 섬을 알게된 계기가 바로 이 챕터 때문이다. 플레이 스테이션4에서 이 게임을 구입 전에 체험판으로 올라왔던 적이 있었는데 어여쁜 여주인공의 썸네일과 이 챕터를 데모로 플레이 해봤었다.

그렇게 또 한 번 천둥 여자를 리타이어 시키고 나면 드디어 에밀리가 손에 잡힐만한 곳에 등장한다.

에밀리?!

웨ㄹ아유!?

듀얼쇼크4의 □ 버튼을 누르면 맥필드가 하는 말.

시계탑에서 에밀리는 계속 위로 도망친다.

부비트랩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는 시계탑이라서 은근히 머리를 좀 써야 클리어가 가능하다.

응? 뭐라고?!

그렇게 시계탑 위로 에밀리를 따라 올라가면

이미 죽어있는 에밀리를 만날 수 있다.

이 부분 진심 개충격.

그리고 j. j. 맥필드 역시 에밀리와 같은 선택을 한다.

예쁜 소녀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인류의 손실이지...

뭔 소리여 자꾸.

갑자기?!

j. j. 맥필드는 에밀리 없이 홀로 목을 매달고 있다가 100년 후에 어디론가 추락한다.

그리고 떨어진 곳은 j. j. 맥필드가 다니는 대학교.

맥필드 스스로 천둥 여자가 되어 에밀리를 공격하기에 이른다.

요상하게도 에밀리는 갑자기 산탄총으로 주인공을 공격하고 적당한 플레이로 에밀리를 흡수하면

이미 죽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또 난데없는 동영상들이 등장.

정신을 차린 맥필드는 자신이 먹혔던 천둥 여자와 마지막 최종결전을 치른다.

이미 무언가를 깨닫게 된 j. j. 맥필드라서 사지가 절단되도 바로 회복할 수 있는 기능을 몸에 탑재하고 이 스테이지를 시작하게 된다.

천둥 여자의 커터칼과 에밀리의 피뢰침의 대결!

천둥 여자는 맥필드 속에 있던 고통과 두려움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게 끝나고 다시 맨 처음 에밀리를 잃어버렸던 장소로 돌아간 j. j. 맥필드.

꽃밭 뒤에서 고래가 춤추는 걸 보니 여기도 아직 현실은 아닌 듯.

드디어 재회한 에밀리와 맥필드.

그리고 뜬금없이 사슴 남자가 다시 등장해, j. j. 맥필드를 살려낸다.

 

두둥-

사실 j. j. 맥필드는 남성이었다. 앞에 나왔던 모든 이야기들은 그의 꿈이었던 것. 모범생이었던 맥필드의 성정체성이 드러나자 학교 생활도 엉망이 되었고 그의 어머니는 옷장에 여자 옷이 있다며 아들을 정신병자 취급을 했었다.

우리가 플레이 했던 여자 주인공은 j. j. 맥필드의 꿈 속의, 그가 바라던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에밀리와 꿈에서 나눴던 대화들은 모두 자신의 심리 상태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사슴남자는 응급 구조원과 강당 뒤에 놓여진 사슴이 합쳐진 이미지였다.

여튼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기위해 오늘도 성 소수자들은 이토록 비참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는 고딴 메시지를 담은 게임.

2회차 플레이를 진행하면 j. j. 맥필드 남자 버젼으로도 게임이 가능하다. 1회차를 끝내면 사운드 트랙과 몸을 분해하는 치트를 알아서 제공한다.

주고받는 문자들이 1회차에 이어 계속 갱신되기 때문에 2회차 플레이의 결말도 꼭 보고싶어지는 게임이다.

게임성도 단순하면서 재미있고 자신의 몸을 희생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설정도 나쁘지 않았다. 앞뒤 안 맞는 엔딩이 아니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만한 결말이라서 꽤 시간을 들여 할만한 좋은 인디게임이었다.

첫 엔딩을 보면 오프닝에 쓰인 문구들이 이해가 되는 고딴 게임이다. 1회차를 끝내고 2회차에 접어들어서 게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j. j. 가 내뱉는 '더 미싱-' 하는 멘트에 남자 목소리도 섞여있는 걸 들을 수 있다.

성소수자들에게 부정적인 것들의 메타포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어서 게임을 플레이 할 때마다 여러 의미로 다가오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