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산의 부장들 후기 쿠키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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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하고싶은 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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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죽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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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불꽃튀는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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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암살한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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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는 나같은 사람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신이 아끼던 김재규에게 살해당한 걸 알 정도로 전무후무했던 파란의 대한민국사를 기억한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해당하기 40일 전부터 훑는 영화다. 한때는 자신의 목숨까지 바칠 수 있었던 김재규가 대통령에게 왜 총구를 들이밀어야 했는가를 상세히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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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김재규, 박정희, 김형욱, 차지철등의 실존인물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피했고 특정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내, 허구로 꾸민 이야기라고 도입부 부터 밝힌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을 실제 주인공들과 대조해 보자면 박정희=이성민, 김재규=김규평(이병헌), 김형욱=박용각(곽도원), 차지철=곽상천(이희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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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중정에서 대통령의 손발이 되어주던 박용각(네이버 영화 정보엔 무슨 이유인지 곽도원이 맡은 박용각 캐릭터의 이름이 '곽병규' 로 표기되어있다)을 팽시키자 더러운 일을 도맡아왔던 박용각이 미국으로 건너가, 대통령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에세이를 미국 정부에 고발하게 되고 대통령은 그를 죽이라며 김규평과 경호실장인 곽상천에게 오더를 내린다. 박용각과 옛날부터 절친이었던 김규평은 대통령 산하의 2인자가 중앙정보부원들이 아닌 걸 알아낸 박용각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흔들리지만 이내 자신의 충성심을 위해 곽상천보다 먼저 박용각을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그 뒤 부하직원에게 더러운 일을 시키고나면 내다 버리듯 그 대상을 방치하는 대통령의 수법에 이골이 난 김규평은 대통령의 새로운 수족이 된 곽상천의 작태를 보고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꾸미게 된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사건을 다룬 영화다. 한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심복이었던 김규평이 왜 대통령을 죽여야했는지를 놓고 이런저런 살을 붙여 완성했다. 이미 알고있는 내용에다 결말이 뻔히 나와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초-중반까지는 조금 늘어지는 전개가 계속된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커버하는게 바로 영화의 주인공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귀 모양까지 똑같이 재현한 이성민 배우는 자신만 믿으라며 아랫사람에게 지저분한 일을 시키고 임무를 완수한 개에겐 더이상 눈길조차 주지 않는 얄팍한 대통령의 모습을 잘 연기했고 박용각과 박정희, 그리고 곽상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내면연기를 선보이는 김규평의 이병헌은 스캔들은 스캔들이고 연기로는 정말 깔 수 없는, 여전히 믿고보는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입증한다. 또한 '버려진 개' 역할을 맡은 박용각의 곽도원 역시 의외로 뱃살은 없고 턱살만 많은 몸을 보여주면서 믿을 놈 하나 없던 그 당시 대한민국 정보부원의 역할을 잘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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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실존인물, 김재규의 인터뷰와 사진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거사를 치뤘다는 그의 멘트는 왜 박정희와 차지철을 궁정동 만찬장에서 죽였는지에 대한 아주 작은 설득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김재규를 한낱 영웅으로까지 추대하기엔 좀 어폐가 없잖아 있다. 실제로 김재규는 박정희와 차지철의 쿵짝에 분노를 느끼던 때가 많았으며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설 역시, 살해 이전에 자신의 사람들에게 밥먹듯이 거사를 치루겠다고 말 했던 걸로 보아 신빙성이 없다. 살해 직후 중정이 아닌 육본으로 간 행보 덕분에 우발적 살해라는 설이 꽤 있다. 그 외에 미국의 사사를 받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했다는 설 등 상당히 많은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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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나서 든 내 생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예뻐라하는 차지철이 마음에 들지 않고 자기사람을 한 번 쓰고 버리듯이 대하는 박정희의 태도, 그리고 자신의 친구인 김형욱의 죽음 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대통령을 죽인게 아닐까 싶다. 그 뒤의 일은 아마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저지른 것 역시 맞는거 같고. 덕분에 김재규는 대통령을 암살한 뒤 남산에 있는 중앙정보부가 아닌 육군 본부로 갔다가 하필이면(...) 전두환에게 붙잡혀 사형에 이르게 된다. 그 뒤는 모두 알다시피 대가리만 다른 새로운 군사정권이 들어서서, 추악한 독재정치를 반복하다 현재는 월 28만원으로 살아가는 중이시다(28만원으로 골프도 치고 레스토랑도 갈 수 있는 참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다). 박정희가 18년, 전두환이 7년, 노태우가 5년 해먹고 그네들 덕분에 진짜 민주주의가 움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찌됐든 김재규를 영웅으로 보기엔 어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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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산의 부장들은 영화적 재미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후반 5분을 위해 보러가는 영화다. 딱히 잘 만들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평이한 영화 되시겠다. 박용각이 미국에서 도피중이었던 시기는 스파이 첩보물의 반도 못 쫓아가고 박정희가 자신의 부하들을 장기말로 사용하는 부분들도 고민의 흔적 보다는 항상 윽박지르고 노려보는 것 밖에 한게 없다. 그나마 김규평과 곽상천이 티격태격하는 부분들이 볼만했달까. 두 캐릭터가 한 프레임에 담기는 컷들이 많지 않은게 함정이지만. 소재가 소재인지라 배우들에게 상당히 많이 기댄 영화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5분은 대한민국 영화사에 깊은 족적을 남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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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전땅크 닉네임은 확실히 차지철에게 물려받은 어떤... '유산' 같은거다. 남산의 부장들 후반부에 부산에서 운동하는 시민들을 박정희와 차지철이 탱크로 갈아버리는 씬이 상공에서 보여지는데 참 진짜 군사정권 답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