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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영화 아무튼 아담 리뷰 실화

그 때 들렸던 뚝 소리가 내 머릿속에 맴돈다.

옛날부터 남자에게 긴 줄을 건네면 목을 매단다고 한다.

- 왜 이렇게 우울해, 아들.

- 망할 쿠션처럼 툭 쳐져만 있잖아요.

몸이 불구인건 안타깝지만 마음이 불구인건 비극이에요.

좋은 여자는 꼼짝 못하는 남자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어요.

- 나 돈 좀 빌려주라.

- 나 병원비로 8만 달러나 썼어. 일도 못하잖아. 나 돈 없어.

- 네가 피겨 스케이팅 선수도 아니고 왜 일을 못해? 넌 담보대출 상담사였잖아.

인생은 늘 선택을 해야해요. 아침에 일어나는 건 생존을 하는 거고 계속 누워있는 건 죽어가는 거죠.

- 어젠 진짜 오랜만에 나 자신이 부끄럽지 않았어.

- 사지마비 환자랑 함께 잔다고 네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야.


 

 

좋은 소재, 그렇지 못한 연출.

잘 나가는 모기지 세일즈맨 '아담(아론 폴)'. 부장 승진 파티가 조촐하게 열리던 어느 팬션에서 흥에겨워 한 겨울에 호수로 다이빙을 시도한 아담은 그 길로 전신마비 환자가 돼버리고 만다. 하루아침에 예쁜 애인과도 헤어지고 직장에도 나가지 않게 된 아담. 과연 그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 아무튼 아담은 실화다.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아담 니스카르(adam niskar)'의 사고 후 후반기 인생을 영화에 담았다. 영화 아무튼 아담은 잘 나가던 담보대출 상담사가 바닥에 떨어진 후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받아들이는데 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릴 수 있는 소재를 지닌 영화임에도 상당한 발연출 덕분에 영화가 심히 지루해지고 재미가 없으며 감동은 1도 느껴지지 않게 완성되었다.

자신이 일하는 담보대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부장 자리로 승진하게 되는 아담. 승승장구하는 자신의 인생에 이제는 여자도 좀 만들어 보고 싶어, 바에서 일하는 '크리스틴(섀넌 루치오)'을 꼬시며 한 달 동안 꿀같은 삶을 살게된다. 친구들과 조금은 바보같은 '형(마이클 웨스톤 / 로스 역)',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모두 모인 승진 축하 자리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아담은 추운 겨울날, 팬션에 딸려있는 호수에 입수를 해버리지만 목을 크게 다쳐, 척추 몇 개를 잃고 전신마비 신세가 되어버린다.

그 뒤로 형이 살고있는 부모님 댁에 다시 들어가게 되는 아담. 물론 여자친구인 크리스틴은 아담이 불구가 되자마자 병문안도 오지 않은채 그 길로 아담을 버려버린다. 자신의 장애를 끝내 인정하기 싫은 고집스러운 성격과 점차 네거티브 해져만가는 아담의 인성은 주변 사람들, 특히 형과 부모님을 굉장히 힘들게 만든다. 기껏 고용한 요양보호사들 역시 아담의 괴팍해진 성격에 하루도 못 버티고 그만두기 일쑤. 그러던 어느날 러시아에서 온 '예브지니아(레나 올린)'를 만나며 서서히 장애를 극복해 가는 아담이었지만 참다 못해 터져버린 아담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던 예브지니아에게 폭언을 날리며 결국 자살을 기도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자신이 불구가 된 그 호숫가에. 어찌어찌 구조된 아담은 어차피 자신이 하는 일이 고객을 상대하는, 말로 하는 일이라서 인생을 다시 열심히 살아보기로 마음 먹는다는 이야기.

영화 아무튼 아담은 일반인이 장애인이 되고나서 겪는 일상적인 불편함과 장애를 똑바로 마주하게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하지만 이런류의 일반적인 영화의 발끝에도 못미치는 연출 덕분에 굉장히 따분한 영화가 되었다. 특히 아담이 장애인이 된 다음부터는 '성' 과 '발기' 에만 유독 집착하는 스토리 덕분에 장애를 딛고 다시 우뚝 서는 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장애를 얻은 다음에 느낌이 없는 소중이를 어떻게 다시 우뚝 세울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모습들만 주로 비춰져서, 이게 장애를 소재로한 영화인지 장애인들의 성관계에 대한 영화인지 갈피를 못잡을 때가 많다. 하반신이나 전신마비 남성 환자들이 다시금 성관계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비아그라 한 알이면 만사 오케이라는 후문(영화에 이렇게 나온다).

영화 후반에 아담이 사고를 당한지 반 년만에 아담 앞에 나타난 크리스틴은 아담이 불구가 된 뒤 그를 버렸던 자신의 양심에 대한 속죄로 아담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어찌나 얄팍하고 한심한 캐릭터였는지... 아담의 재활을 돕는 예브지니아 역시 제대로 활약도 못한채 영화 후반부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캐릭터 운용이나 스토리, 플롯, 모든게 엉성한 영화다. 아담을 다시 일하게 만든 건 예브지니아도 아니고 크리스틴과의 하룻밤도 아니고 예전 직장의 보스였던 '미키(제프 다니엘스)'도 아니다. 그냥 장애를 갖고 냉소적으로 변한 아담이 어쩌다 보니 대충 다시 일을 하게 된 거다. 특별한 동기 하나 정도는 영화에 넣어줘도 됐을법 한데... 덕분에 영화 아무튼 아담을 보고 남은 건, 기쁨에 촐랑대며 날뛰다 한 겨울의 호숫가에 다이빙은 절대 금지라는 것 하나 정도.

영화 아무튼 아담의 실제 주인공인 아담 니스카르는 영화에도 직접 출연하고 결혼도 하여, 아내와 예쁜 딸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아담은 세상을 떠났다. 지병으로 사망했는지는 확실히 밝혀진게 없다(자살시도는 아무튼 아님).


+

영화 아무튼 아담에서 사지마비 환자에게 성적으로 끌린다는 여성이 한 명 나오는데 조금 괴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