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윙키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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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추는데 왜가 어딨어. 출 수 있으면 그냥 추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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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매직 슈즈야. 이것만 있으면 전쟁이건 생계건 아무 상관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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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완트 쟈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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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이념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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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키즈는 전쟁만 아니었으면 천재 안무가 됐을 중공군, 전쟁 에 온 가족을 부양하게 된 처녀,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 헤매다 포로가 된 남자, '빨갱이' 만 아니었으면 미국 카네기 홀에 섰을 청년, 그리고 친구라곤 저 네 명 밖에 없는 흑인 군인으로 이루어진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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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하고 싶은 건 하면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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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고 거제도에는 최대 규모의 포로 수용소가 설치된다. 미군이 관리하는 그곳에는 중국과 북한에서 잡혀온 포로, 남한으로 전향한 포로 등 여러 입장의 포로들이 생활하고 있고, 그 안에서 대외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이벤트를 즐기는 수용소의 소장이 자신의 입신양명을 할 심산으로 크리스마스에 탭댄스 팀을 꾸려 외신 기자들에게 선보인다는 내용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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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굳이 탭댄스라는 어려운 장르를 고른 감독의 안목엔 박수를 쳐주고 싶다(아니, 배우들에게 쳐줘야 하겠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이런류의 영화에 흔히 나오는 거의 모든 신파적 코드를 다 갖추고 있어서 영화의 중반 이후부터 장르 자체가 바뀌는게 가장 큰 패착이다.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졸지에 가장이 된 소녀 '양판래(박혜수)', 인민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로기진(김동건)' 의 친동생으로 포로수용소에서도 영웅 대접을 받는 '로기수(디오)', 잃어버린 아내를 찾다 얼결에 포로가 된 '강병삼(오정세)',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남한에서 천재적인(?) 안무를 소화하는 중공군 '샤오팡(김민호)'. 그리고 이 네명을 이끄는 흑인이자 미군 신분인 '잭슨(자레드 그라임스)'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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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캐릭터들이 지니고 있는 '탭댄스' 를 향한 열정과 이유를 그려낸데에는 합격점을 주고싶다. 거기에 무엇보다 '이념' 을 넘어, 각국의 인종들과 정치색-신분을 춤 하나로 평균화 하려는 주제 역시 볼만했다. 하지만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지라 중간중간 괴리감이 너무 큰 이야기들이 불쑥 튀어나올 때는 마치 이런류의 영화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는 듯한 기시감을 준다. 그래서 좀 더 과감하고 유치하게 모두가 행복한 엔딩을 그렸으면 차라리 나았을 영화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은 탭댄스로 발돋음하지만 자신이 목표로한 꿈들을 끝내 실현하지 못한채 결말을 맞게 됐고 거기에서 감독이 강제로 요구하는 관객의 눈물은 터질리 만무하다. 보기좋게 스타트를 끊었지만 결승선 바깥으로 도망간 느낌의 영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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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특히 감동적인 부분은 로기수와 양판래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달음박질 하는 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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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에서만은 과속스캔들(2008)' 과 '써니(2011)' 로 일약 흥행 감독이 된 강형철 감독의 '하고 싶은 거 하고 사세요' 라는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가 명징하게 울린다. 잭슨역을 맡은 자레드 그라임스의 신들린 탭댄스 실력과 무덤한 연기도 괜찮았고 특히 디오와 박혜수의 춤과 연기도 좋았다. 영화 '써니' 에서 많이 봤던 장면들이 뜬금없이 등장하는 건 감독의 어쩔 수 없는 습관같은 거라 크게 거슬리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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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실제했던 거제도 포로 수용소의 소스를 따와 그럴듯한 규모로 지은 세트장 역시 볼만했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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