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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영화 샤잠! 리뷰 쿠키영상 2개

 

 

 

 

 

난 선하지 않아.

넌 후계자를 못 찾았지만 우린 찾았다.

- 지팡이를 잡아!

- 더럽잖아요.

멍청한 어른 손!!

뷰가 끝내주네. 록키가 왜 여기서 훈련했는지 알겠다.

나약한 사람들이나 가족이 필요해.

그런 능력이 죽도록 갖고 싶어.

전 위탁모예요. 당신의 슈퍼 파워는 뭔가요?

- 이게 뭐야?

- 저보단 엄마한테 필요한 거요.

착하네. 하지만 그게 전부지.

걔 이름은 캡틴 스프링클러예요!

가족도 못 구한다면 슈퍼 히어로가 아니지.

나 겁먹으라고 무서운 말 하고 있어? 너무 멀고 시끄러워서 안 들려!

 


 

 

DC의 잔망미.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위탁 가정을 전전하던 '빌리 뱃슨(애셔 앤젤)' 이 어느날 마법사의 부름을 받아(?) 슈퍼 파워를 지닌 '샤잠(제커리 레비)'이 된다는 이야기.

영화의 전체적인 얼개는 굉장히 엉성하다.

옛날 옛적, 인간 세상에 풀려났던 '일곱가지 대죄' 를 봉인하고 있는 대 마법사가 사람들을 고의로 납치해 자신의 힘을 이어받을 후계자를 찾는다. 영화의 제목이자 후계자가 될 히어로의 이름은 바로 '샤잠(SHAZAM)'. 솔로몬(Solomon) 의 지혜, 헤라클레스(Heracles) 의 힘, 아틀라스(Atlas)의 체력, 제우스(Zeus)의 권능, 아킬레스(Achilles)의 용기, 머큐리(Mercury)의 스피드를 지녔다고 해서 앞을자를 따, 샤잠이라고 불린다(이뭐병...). 문제는 불특정 다수의 인간들을 데려다가 유혹의 테스트를 시험하는 대 마법사의 지능이다. 오직 선하고 올곧은 의지가 있는 사람을 후계자로 지목하려 하는데 7가지 대죄들이 봉인된 구슬에 현혹이 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1972년에 어린 챌린져였던 '새디어스 시바나 박사(마크 스트롱)'가 그 때의 분노를 그대로 간직한채 성인이 되었다는 설정은 나름 그럴싸하다. 새로운 후계자가 된 빌리 뱃슨이 얼결에, 그러니까 랜덤으로, 다시 말해 타이밍이 좋아서 대 마법사가 죽음의 위기에 놓였던 그 찰나에 던전에 소환됐기 때문에 샤잠으로 변할 수 있었던 건 다시 생각해도 아무런 이유도 연관도 없다. 아주 어린시절 부모를 잃었던 기억 때문에 평소 냉랭하고 시크한 모습을 유지하던 빌리가 샤잠으로 변하기만 하면 수다쟁이에 고농도 개드립을 펼치는 것 역시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대 마법사의 예언처럼 '솔로몬의 지혜' 덕분에 빌리의 성격이 그리 변하게 된거라면 우리는 솔로몬의 지능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우리가 알고있는 이야기 속의 솔로몬이 실은 멍청하고 바보같은 인물은 절대 아니었기에 12세 관람가로 눈이 맞춰진 영화 등급에 이의를 제기해야 맞는 말이겠지만. 하지만 히어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렸던 이전의 모든 히어로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성이 있다. 이미 히어로가 먼저 됐고 자신이 가진 능력들을 친구와 스마트 폰으로 찍어, 유튜브같은 SNS에 업로드 하며 킥킥대는 모습은 우리가 봐왔던 히어로들과 영 딴판이니까. 하지만 샤잠이 여타 히어로 무비들과 다른 점은 딱 여기까지다.

등급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다른 히어로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유난히 많이 유치하고 '가족애' 를 심각하다 시피 다룬다.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사람들 끼이 모여있는 '다인종 가족' 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인물들이 얼마나 그럴싸한 화합을 이뤄내는가를 청소년용 히어로 영화로 풀어냈기 때문에 앞뒤가 자연스레 연결되지 않는 지점들이 팽배하고 '어쨌든 해피엔딩 이랍니다' 라는 갑분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말미에 가서 빌런들과 머릿수를 맞추기 위해 다른 가족들도 빌리처럼 샤잠이 되는 부분(다들 지능도 비슷해짐)은 DC 코믹스의 대표적인 흑역사 영화인 '그린랜턴(2001)'이 슬쩍 보이기까지.

곧 어벤져스 4 엔드게임이 극장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직전에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개봉한 샤잠!은 특유의 유치한 청소년 감성으로 뭔가 다른 걸 보여주려 애를 썼지만 이제와서 마블의 위트를 벤치마킹하려다 블랙 코미디만 싸질러놓은 꼴이됐다. 마블은 이제 유치한 히어로물을 벗고 서사적인 역사를 써내려가는 것도 모자라, 영화사에 길이남을 마침표 하나를 찍을 예정인데 디씨는 이렇게 아직도 삽질만 겁나게 해대고 있다. 샤잠에서 저스티스 리그의 떡밥이나 슈퍼맨, 배트맨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영화 엔딩의 마지막 1분(프레디 프리먼 - 잭 딜런 그레이저가 급식 먹는 장면)만 보면 된다. 솔직히 나도 '어??!' 하면서 놀랐다. 저스티스 리그에 샤잠도 본격적으로 포함할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새로운 배트맨이었던 벤 에플렉과 함께 슈퍼맨이었던 헨리 카빌 역시 하차 소식이 들릴락 말락 하고 있는 와중이라 얼굴은 제대로 보여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신선한(?) 전개였다.


+

영화 샤잠! 의 쿠키영상은 두 개다. 엔딩 시퀀스가 올라가고 곧바로 등장하는 장면은 감옥에 갇힌 시바나를 어떤 벌레 한마리가 유혹하는 장면이고 또 하나는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 나오는 아쿠아맨 디스다.

 


++

영화 샤잠! 에서 대 마법사가 등장할 때 어떤 애벌레 같은게 나오다 훗날 빌리가 던전에 들어설 때는 보이지 않는데 쿠키영상에도 등장하는 그 애벌레는 미스터 마인드란다.

샤잠! 세계관에서 거의 끝판왕 정도로 추앙받고 있는 놈이라고 하는데(텔레파시 능력이나 연가시 처럼 숙주에 기생하는 능력 덕분) 옆 동네에선 우주를 이미 한 번 끝장낸 전적이 있는 타노스가 마지막으로 날뛰는 판에 '우리는 세계관 확장 보다는 우리 갈 길을 가겠다' 는 DC의 요딴 의지는 좋게 보면 나름 뚝심이 있는거고 나쁘게 얘기하자면 '니네 언제까지 되지도 않는거 붙잡고 늘어질래?' 라는 감상을 가져다 준다.


 

 

+++

아 정말 마지막에 가족이 모두 샤잠으로 변할 때 진심 캡틴 플래닛(땅 불 바람 물 마음)이나 그린랜턴 보는 줄.


++++

빌리의 룸 메이트이자 샤잠의 사이드 킥 정도로 등장하는 프레디 역을 맡은 잭 딜런 그레이저의 마스크나 연기력, 톤이 애셔 앤젤 보다 훨씬 좋다.

표정도 다재다능하고 작품의 특성 때문에 코믹 연기, 진지한 연기 모두 보여주는데 아주 나중에 연기파 배우로 대성할 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