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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지옥의 빨간맛 - 영화 헬보이 리뷰 쿠키영상 2개

 

 

 

요즘엔 사방에서 죽이려드네.

 

 

 

 

내 심리 상담사가 나는 농담으로 이성을 유지한다더군.

 

 

 

 

왜 이놈의 나라는 다 깨어나고 지랄이야!

 

 

 

 

 

이것이 바로 리부트의 묘미.

 

B.P.R.D.(Bureau of Paranormal Research & Defense: 초자연 현상 연구 방위국) 에서 일하는 지옥에서 온 영웅, '헬보이(데이빗 하버)'. 서기 517년, 아서왕에게 패배하고 몸이 6조각으로 나뉜 '블러드 퀸(피의 여왕 니무에 / 밀라 요보비치)' 의 부활의 조짐을 느낀 방위국이 영국에 헬보이를 파견한다는 이야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완벽히(?) 등지고 헬보이는 리부트 됐다. 12세 관람가로 책정됐던 이전작들과 큰 차이점은 '청소년 관람불가' 로 시작한다는 것. 덕분에 사지절단, 과감하게 튀는 피 등 섬뜩할만큼 잔인한 장면들이 즐비하다. 하드코어 버젼의 헬보이를 보고 싶은 관객들의 입맛은 제대로 사로잡는 정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를 기억하고 있는 관객들 말고, 새로 유입될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이라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의 리부트이기 때문에 런닝타임이 꽤 된다. 빌런의 설정, 헬보이 탄생비화, 그리고 그의 사이드킥들의 존재, 마지막으로 블러드 퀸과의 최종 전투 씬까지. 모든 걸 121분에 꽉꽉 눌러담아놓았기 때문에 다소 길게 느껴지는 런닝타임이지만 볼거리가 퍽 많아서 오리지널 헬보이 시리즈와 비교해도 충분히 괜찮은 작품으로 변모했다.

특히 악몽과도 같은 '바바야가' 의 등장은 이전작들에 없던, 거의 공포에 가까운 소재라 꿈에 나올까 진심으로 두려울 정도.

 

아줌마 척추 괜찮아요?

 

바바야가는 밤에오지... from 앤트맨

 

슬래셔 무비와 호러무비 중간 즈음에 걸쳐져 있는 영화 헬보이 리부트는 이제야 제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기괴하기 짝이없는 엄청난 크리쳐들과 인간과 악마 중간 사이에 있는 헬보이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작 스토리 라인과 거의 비슷하게 짜맞춘 시놉시스 덕분에 헬보이를 나치가 2차 세계대전 끝날 즈음 소환했다는 (지겨운)이야기도 비중이 그리 많지 않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때에는 빛을 보지 못했던 '랍스터 존슨(토마스 헤이든 처치)' 의 존재, 헬보이가 '아버지' 라고 떠받드는 '브룸 박사(이안 맥쉐인)' 와의 관계가 꽤나 심층적으로 등장하기에 이전작들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됐다. 헬보이가 '안티 히어로' 를 표방하는 외모를 지녔지만 하는 짓은 결국 인류를 구원하는 히어로 무비이기 때문에 좀 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닐 마샬 감독이 '19금' 으로 탈바꿈 시켜놓았기에 (온 몸이)펑펑 터지는 액션 시퀀스 하나만큼은 아주 긍정적인 도전으로 볼 수 있겠다.

그렇다고 영화 헬보이에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광활한 스토리를 우겨넣다 보니 사이드킥으로 등장하는 '벤 다이미오(대니얼 대 킴 - 요태까지 날 미행한고야?)' 와 '앨리스 모나한(사샤 레인)' 의 정체성이 많이 흐릿해졌고 무엇보다 블러드 퀸과의 전투가 심각할 정도로 허무하게 끝이난다. 

 

왜 꽈찌쭈는 햄보칼 수가 엄서!!?
영매로 등장하는 앨리스 모나한

 

나름의 '한 방' 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들이지만 클라이막스에 유효타가 있는 건 그나마 앨리스 하나. 피의 여왕 역할을 맡은 밀라 요보비치는 영화 시작부터 특유의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한다.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마녀라는 설정이기에 손도 대지 않고 사람을 가볍게 압사시키는 염력 같은 건 시각적 재미를 주기 충분했지만 그녀를 되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블러드 퀸의 심복이 기껏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최약체 멧돼지라는게 좀 어이없음.

레지던트 이블 이미지가 너무 짙어서 영화 중간에 총들고 좀비들이랑 싸울줄...

 

지옥에서 온 영웅이라는 컨셉의 헬보이가 사실은 블러드 퀸의 반려자가 될 운명이라는 설정은 좋았다. 그 사이에서 인간과 악마 중에 어느 편에 서야할지 고민하는 헬보이도 꽤 심층있게 다뤄서 좋았고. 보스 몹(블러드 퀸)을 잡는 과정에 헬보이가 만나는 거인들, 바바야가와의 거래, 아버지의 오랜 친구였던 영국인들에게 배신 당하는 장면, 블러드 퀸이 부활하자마자 세상에 나타나 인간들을 섬멸하는 크리쳐들만 볼만했고, 기대했던 블러드 퀸과 헬보이의 대결 씬은 너무 허무해서 좀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이전작들에서 헬보이의 히로인이 아예 누락된 것 역시 좀 아쉬운 부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버젼의 헬보이에서는 배우 셀마 블레어가 '리즈 셔만' 이라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훗날 헬보이의 연인이 된다.

단발머리란 이런 것이다! 라는 걸 보여줬던 헬보이의 셀마 블레어♥︎

 

후속편을 암시하는 장면들은 엔딩에 가서야 등장하는데 헬보이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사이드킥 중 한 명인 '에이브 세피엔' 의 손이 나오며 영화가 끝난다.

 

약간 남들에게 배타적인 위치에 있는 헬보이 크루라 훗날 속편에 어떻게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캐릭터들. 후속편도 이렇게 19금으로 파괴력 크게 나온다면 충분히 볼만하겠다.

 

 

 


 

 

+
영화 헬보이 리부트의 쿠키영상은 2개다.

하나는 엔딩 시퀀스가 끝나고 바로 등장하고 나머지 하나는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 나온다.

처음 등장하는 쿠키영상 1개는 영화 중반에 나치가 소환시킨 어린 시절의 헬보이를 구해준(!) 방위군 소속의 '랍스터 존슨' 을 아버지의 묘지에서 헬보이가 만나는 장면과

 

손의 인장을 적에게 새겨넣는 괴랄한 취미의 캐릭터.

 

두 번째 쿠키영상은 바바야가가 헬보이와 거래(블러드 퀸의 위치를 알려달라는) 를 할 때 약속을 지키지 않은 헬보이에게 복수를 해달라며 누군가에게 사주를 하는데 그가 '불멸의 코셰이' 라고 한다.

 

 

바바야가와 코셰이 모두 러시아 민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지만 헬보이의 코믹스에는 실존하는 인물들로 그려진다. 헬보이가 지닌 캐릭터성 자체가 지옥에서 소환된 악마이기 때문에 치타로 변신하는 벤 다이미오나 영매 역할을 맡은 앨리스 등 어느것 하나 이질감이 없지만 워낙 그래픽 노블 시장이 좁디 좁은 대한민국이기에 나처럼 영화로 헬보이를 만나는 사람들은 그냥 그런 빌런들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