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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토이 스토리 4 후기 쿠키영상 두 개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수도 있습니다.

 

 

 

to infinity... and beyond!
무한한 세계... 저 너머로!

고맙다, 마음의 소리.

아이들은 늘 장난감을 잃어버리거든.


너무 뭉클한 안녕.

영화 토이 스토리 4가 개봉했다. 장난감 '우디(톰 행크스)' 와 '버즈(팀 알렌)' 의 주인이었던 '앤디(존 모리스)'가 자신의 장난감을 '보니(에밀리 한)' 에게 양도하면서 끝날줄 알았던 '토이 스토리 3(1020)' 가 또 한 번 더 이어진다. 그동안 토이 스토리를 1편(1995년작 / 벌써 24년 전 영화다!) 부터 쭉 지켜봐온 나같은 팬들은 너무나 아쉬운, 가슴 먹먹한 엔딩이었다.

장난꾸러기였던 앤디와는 다른, 여자아이인 보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디를 잘 가지고 놀지 않는 장면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우리가 아니면 아이들은 누가 지키냐' 며 보안관 행세를 자처해온 우디는 보니가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보니의 부모들보다 더 극성적으로 그녀를 걱정한다. 결국 유치원 예비소집일에 보니를 따라간 우디는 외톨이로 남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보니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데 거기서 탄생한 장난감이 바로 토이 스토리 4에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포키(토니 헤일)' 이다.

자신의 태생이 쓰레기통이라서 늘 쓰레기통을 갈구하는 포키와 그런 포키를 애지중지하는 보니, 그 사이에서 우디는 전력으로 포키의 정체성을 심어준다. 알고보면 포키는 그저 매개체에 불과할 뿐, 결국 토이 스토리 4는 '장난감' 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왜 필요한 것인가'.

기어코 카니발이 열리는 도시에 가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못 찾는 '포크 장난감 포키'. 그 옛날 토이 스토리 1편 속, 우디의 옛 이야기가 뭉클뭉클 피어나면서 관객들은 기시감을 되살린다. 앤티크 샵에서 자신의 쓸모를 위해 남의 것을 취하길 마다하지 않는 토이 스토리 4의 새로운 빌런인 '개비 개비(크리스티나 헨드릭스)' 에게 우디가 취하는 행동은 뻔함을 타파하기 위해 빌런을 희미하게 만든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면서 개비 개비의 일그러진 욕망조차 긍정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일개 장난감이었던 우디가 굉장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엄청나게 영리한 스토리를 지닌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이런 플롯 덕분에 토이 스토리 4는, 비단 애니메이션이지만 악당이 등장하는 뭇 실사 영화 수십개를 합쳐놔도 절대 뒤지지 않는 명작이 되었다.

토이 스토리 1편과 토이 스토리 2(1999) 에서 등장했다가 사라진 '보 핍(애니 파츠)' 의 존재감도 어마무시하다. 헐리웃에 불고있는 'PC 운동(Politicial Correctness / 정치적 올바름)' 을 꾸준히 선전하고 있는 디즈니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이라 유약하고 예쁘장하기만 하던 여자아이들의 장난감이라는 선입견을 깨버리고, 보 핍은 우왕좌왕하는 우디와 여러 장난감들을 훌륭하게 조련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건 뭐 거의 여전사 수준.

 

카니발에서 만난 또 다른 새 캐릭터인, '더키(키건 마이클 키)'와 '버니(조던 필)' 는 딱 봐도 흑인 배우들이 보여주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말투나 억양 모두 너무 흑인스럽지만, 상상속의 이야기들(지옥의 작전 시리즈 진심 미침♥︎) 이 심히 귀여워서 볼만했다. 더불어 키아누 리브스 횽님이 목소리를 맡았다는 이야기에 살짝 기대했던 '듀크 카붐' 역시 뜬금없는 회상씬으로 잔재미를 더해준다.

이건 널 위해서야 리장!

 

보니가 우디에게 취하는 태도 보다는 다른 장난감에게 더 신경을 쓰던 우디는 결국 보 핍을 따라 카니발 세상에서 살기로 한다. 정말 뜬금없는 엔딩이었지만 보니에게는 더이상 필요 없어진 자신의 존재를 포키와 보 핍을 만나며 서서히 깨닫게 되는 자연스러운 결말이었다. 토이 스토리를 1편부터 봐왔던 골수 팬들은 이 뜬금없음에 눈물바다를 이뤘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들을 갑자기 떠나보내는 마음이 이런거랄까...

토이 스토리는 1~3편이 그 자체로 장난감을 소재로한 애니메이션 중에 마스터 피스로 남아있었지만 그 사이에 또 하나의 명작으로, 토이 스토리 4를 추가했다. 무슨 이야기를 더 보여줄 수 있을까 하던 의구심이 5편, 6편, 7편까지 아니, 평생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변한 토이 스토리 4였다.

딱 한가지 아쉬운 건, 우디 못지않게 리더십을 발휘하던 버즈가 너무 수동적인 캐릭터로 변한 것. 또한 그동안 우디와 버즈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내던 모든 장난감들이 쩌리 캐릭터로 변한게 좀 아쉽다.


+
토이 스토리 4의 쿠키영상은 두 개다.

엔딩 시퀀스가 나오면서 메인 스토리의 뒷 이야기가 쭉 연결되서 나오는 네 편의 짤막한 이야기가 쿠키 영상 한 개고

토이 스토리 4의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 듀크 카붐이 '픽사' 로고의 전등을 흉내내는 것 까지 총 두 개다.

두 번째 엔딩 크레딧은 안 봐도 무방하지만 하이파이브를 좋아하는 컴뱃 칼 요원들 중 흰색 녀석이 등장하며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