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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리뷰 쿠키영상 없음

 

 

 

 

에이씨! 오 년을 어떻게 기다려!

아버지가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할게요.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워.

알아봤더니 그 사람 강간 전과가 있더라. 쓰레기 새끼.

너무 억울해 하지마. 따지고 보면 너도 셋이나 죽였잖아.

큰 돈 들어왔으면 아무나 믿으면 안돼. 그게 니 부모라도.

오늘 집들이해요?

이 돈 내꺼야!

살아만 있으면 어떻게든 사는 법이야. 두 팔 두 다리만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어.


 

 

지푸라기를 별로 잡고싶어하지 않는 짐승들.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고싶어하는 술집 마담 '연희(전도연)'. 연희에게 사채 보증을 섰다가 그녀가 사라져, 사채업자 '박사장(정만식)'에게 쫓기는 '태영(정우성)'. 태영을 호구로 잡은 '형사(윤제문)'. 태영에게 호구잡힌 룸살롱 관리인인 '붕어(박지환)'. 목욕탕 야간 알바로 생계를 꾸려가며 치매걸린 '노모(윤여정 / 순자 역)'를 모시고 있는 가장 '중만(배성우)'. 시어머니 때문에 다친 몸으로도 화장실 청소일을 해야하는 중만의 아내 '영선(진경)'.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져, 룸살롱에 나가는 '미란(신현빈)'. 술집에서 미란을 처음 만난날 그녀에게 반한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돈가방 하나를 두고 꽤 많은 사람들이 엮여있지만 실상은 별거없는 블랙 코미디 영화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리뷰

 

영화를 보기 전에 제목과 예고편만으로 유추해 봤을 땐 꽤나 하드보일드하고 진한 범죄영화인줄 알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저그런 영화였다. 스토리 자체가 상당히 단조롭고 캐릭터들 또한 전혀 입체적이지 않아서 감정이입 역시 잘 되지 않는다.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 순서를 의도적으로 재배치 시켰기 때문에 등장인물들 모두의 사정이나 거기에서 유발되는 간절함 따위가 느껴져야 하는데 관객으로 하여금 스토리의 앞-뒤 연결에만 신경쓰도록 완성된 영화라 참으로 쓸데없는 편집을 해놨구나 싶다. 게다가 저만한 배우들을 모셔놓고 이정도 밖에 만들줄 모르는 감독이라면 영화 '아수라(2016)'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과 다이다이 떠도 될 정도의 연출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아니나 다를까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감독, 김용훈은 이 작품이 입봉작이다). 전체적인 스토리 자체는 일본 원작 소설인 소네 케이스케의 동명의 작품에서 따왔다고 항변할 수 있겠으나 김용훈 감독 스스로가 각본을 썼기 때문에 원작과 꽤 많이 다른 결말에 어느정도 책임을 져야한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의 시간상 스토리는 미란이가 사기를 당하고 그 빚을 대신 갚아주는 남편 '재훈(김준한)'에게 맞으며 살다가 술집에서 알게된 조선족 진태와 몸을 섞고,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미란이 대신 재훈이를 죽여주겠다는 진태는 비가오는 날 재훈이가 자주가는 바 앞에서 그를 차로 받아, 죽여버린다. 예정에 없이 야산에 재훈이를 묻어버린 진태는 미란이에게 신나서 전화를 하지만 아무일 없이 현관문을 열고 귀가하는 재훈. 전혀 다른 사람을 죽인 진태는 자신에게 죽은 사람의 귀신이 씌였다며 정신을 못차리고 진태가 묻어버린 이름모를 남자의 묘 앞에서 제사를 지내다 미란이는 홧김에 진태를 차로 또 받아서 죽여버린다. 미란이가 다니던 술집의 사장인 연희는 미란이의 가정사를 불쌍하게 봐주던 사람이라서 미란이가 죽여버린 진태의 시체처리, 그리고 남편 재훈이를 다시 죽이는데 도움을 준다. 결국 남편을 자살로 위장하는데 성공한 미란이는 남편 보험금 10억을 타내게 되고 많은 일을 도와준 연희와 똑같은 상어 문신을 허벅지에 새기게 된다. 연희에게 성의표시를 하러 들른 미란이는 연희가 술에 탄 약 덕분에 토막난채 바다에 버려지고 연희는 평택호에 미란이의 시체를 버린다. 사라진 연희의 보증을 섰던 태영이는 박사장과 그의 부하 '메기(배진웅)'에게 사채 빚을 대신 갚으라는 협박을 받게되고 마침 평택항에서 입국심사원을 하고있던 태영에게 동창 한 놈이 밀입국을 도와달라며 태영을 꼬득인다. 동창을 호구로 잡고 수수료를 챙겨, 박사장에게 건네려는 태영. 하지만 태영이의 동창과 태영의 호구조사를 끝마친 형사가 갑자기 나타나 끊임없이 태영이를 물고늘어진다. 태영이가 집에 돌아가보니 갑자기 돌아와있는 연희. 알고보니 연희는 신분세탁을 해서 일본으로 밀입국하려고 태영이에게 다시 접근한 거였다. 둘이 술을 마시는 와중에 태영이 앞에 또 나타난 형사. 결국 셋이 술을 먹다 형사의 동료에게 허벅지에 상어문신을 한, 토막난 시신이 평탱호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마침 술이 떨어져, 태영이가 술을 사러 나가면서 붕어에게 연희를 찾았다고 연락을 한다. 집에 돌아와보니 연희는 자신을 추행하려던 형사를 죽여버렸고 모든 상황을 알아챈 태영은 연희를 기절시킨 후 그녀의 차 트렁크에 있는 10억이 든 돈가방을 들고 도망친다. 박사장과 메기는 태영의 집에 쓰러져있는 연희를 깨워, 빌린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고 연희는 태영이가 돈을 들고 튀었다고 말하며 모두 태영을 쫓게된다. 태영은 목욕탕에 들러 돈가방을 숨기고 잠깐 담배를 사러나온 사이에 박사장 패거리에게 쫓기다 청소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목욕탕 야간 관리로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던 중만이는 영문도 모르는 돈가방을 발견해, 전전긍긍하게 되지만 이내 지각을 두 번 했다며 '지배인(허동원)'에게 퇴사통보를 받는다. 그 길로 돈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온 중만. 박사장과 연희는 수소문 끝에 중만이네 집까지 찾아오게된다. 박사장은 중만과 중만의 엄마를 다리미로 때려 기절시키고 그 틈에 연희는 중만이 돈가방을 보관하고 있던 박스 속의 칼 세 자루로 박사장을 처리한다. 가스를 틀어놓고 중만의 아버지가 물려주신 횟집 전체를 태워버리는 연희. 돈가방을 챙겨, 그 길로 일본으로 가려고 마음먹는다. 겨우겨우 정신을 차린 중만은 어머니를 모시고 집 밖으로 나와 좌절하게되고 그 상황을 파악한 메기는 평택항에서 연희를 붙잡아, 화장실에서 난도질을 한다. 며칠 후 평택항 화장실 청소일을 하고 있던 중만의 아내, 영선은 화장실에 떨어져 있던 락커룸의 키를 찾게되고 연희가 숨겨놓은 돈가방을 찾는데 성공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이렇게 스토리를 써놓고 보니 꽤 그럴듯한 이야기같지만 그냥 일종의 소동극 형식으로 밖에 연출을 해내지 못한 감독의 직무유기가 눈에 많이 보이는 영화다. 그래도 딱 하나 건질만한게 있는데 바로 연희를 연기한 전도연이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밍숭맹숭한 모든 캐릭터들의 멱살을 잡고 끌고가는게 바로 전도연 누님이다. 어느것 하나 새로울 것 없는 클리셰 덩어리인 영화 플롯에 전도연은 도도하면서 거침없는 연기로 그녀밖에 할 수 없는 캐릭터를 한 번 더 보여준다. 아마 이런 스타일의 전도연은 평생봐도 전혀 질리지 않을 듯 하다.

 

전도연 누님 날 가져요 엉엉 ㅠㅠ

 

체구도 작고 비교적 선한 인상의 전도연이지만 그녀의 팜프파탈 연기는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라서 전도연 배우 특유의 쎈 캐릭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라면 전도연 때문에라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지닌 장점이 전도연 하나 뿐이라는게 가장 큰 장점이자 함정이지만. 전도연을 잡아다가 저런 역할만 계속 찍게 만들고 싶다.


 

 

+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쿠키영상은 없다.

 

++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노출은 전혀 없다. 왜 청소년관람불가로 개봉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