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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리뷰 쿠키영상 없음

왜 여자들은 나이많은 남자들에게 끌릴까?

두 시간짜리 실존주의 쓰레기 영화를 보고도 그 소리야?

난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딸국질이 나요.

세상은 넓고 미인은 많으니까.

- 여기서 뭐해요?

- 남자들의 꿈을 이뤄줘요.

- 어떻게요?

- 500불이야 자기야.


 

 

 

앙꼬없는 찐빵.

재즈를 사랑하는 '개츠비(티모시 샬라메)', 개츠비의 전 여친의 동생인 '챈(셀레나 고메즈)', 영화를 사랑하는 '애슐리(엘르 패닝)'. 이 세 남녀가 그리는 비내리는 뉴욕의 모습을 담은 영화.

...라는 건 거의 다 허상이고 소소한 소동극 스타일의 영화다. 찐득한 멜로물을 꿈꾼 사람들에게는 별 것 없는, 멜로 없는 멜로영화라고 할까. 우선 남자 주인공인 개츠비의 배경부터 짚고 넘어가보자. 그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있는, 젊은 한량스러운 캐릭터다. 하고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장래희망을 딱 하나 이야기하자면 갬블러나 사기꾼 정도. 어머니의 집착스러운 주입식 교육 덕분에 사교계에도 꾸준히 얼굴을 들이밀고 고전 문학, 피아노 등 예술적 지식 역시 풍부하다. 하지만 딱히 형제들처럼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고픈 마음은 없는 개츠비. 언제나 낭만을 꿈꾸고 한량같은 삶을 살고싶은 생각 뿐이다. 개츠비의 연인인 애슐리와 함께 주말에 고향인 뉴욕으로 돌아와, 맛있는 걸 잔뜩 먹고 분위기 좋은 호텔의 스위트룸을 예약했으며 고급스러운 바에서 지낼 생각에 한껏 들뜨지만 무슨 일인지 여자친구인 애슐리가 사라져서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도 하루 종일. 우연히 만난 고교 동창들과 옛 연인의 여동생인 '챈'을 만나게 되는 개츠비. 학교 출품용 영화라며 즉석에서 동창의 영화에 캐스팅된 개츠비는 챈과 키스씬을 찍으면서 아주 살짝 야릇한 감정에 휘말린다.

개츠비와 함께 뉴욕에 온 애슐리는 영화를 엄청 사랑하는 대학교의 저널리스트다. 좋게말해 이정도지 대충 얘기하면 그냥 학교에서 발행하는 신문의 영화 칼럼 기자임. 아무튼 애슐리는 개츠비와 뉴욕에 온 이유가, 그녀가 사랑해 마지않는 예술 영화 감독인 '롤란 폴라드(리브 슈라이버)'를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부잣집 남자친구를 잘 둔 덕에 뉴욕에서의 숙박도 식사도 모두 해결된 주말 여행이었지만 롤란 감독을 만나면서 그와 그 주변의 모든 '늙은 남자'들이 애슐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개츠비와 호텔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만 남긴채 롤란 폴라드의 사무실에 그를 만나러 간 애슐리. 애슐리의 영화에 대한 관심은 둘째치고 스물 한살 밖에 되지 않은 소녀를 롤란 감독은 꼬시려고 마음 먹는다. 일단 아직 개봉되지 않은 자신의 최신 영화를 같이 보자 제안하고 지리멸렬한 자기파괴와 고뇌를 스물 한살 밖에 되지 않은 대학생 소녀에게 시도때도 없이 읊조린다. 그리곤 비공개 영화 시사때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롤란 감독. 이윽고 그의 뒤를 이어, 롤란 감독의 모든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테드(주드 로)'가 애슐리에게 접근한다. 그 역시 애슐리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던 중 자신의 부인이 친구와 외도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애슐리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애슐리는 남자친구 개츠비와의 약속도 잊은채 영화인들이 모이는 사교 클럽에 월드 클래스 배우인 '프란시스코 베가(디에고 루나)'의 초대로 자리하게 되고 그 곳에서 롤란감독, 테드에게 열렬한 구애를 받게된다. 결국 애슐리는 '손자들에게 좋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자며 베가와 원나잇을 하려고 마음먹지만 그와 함께 생활하는 부인이 돌아와, 비내리는 뉴욕의 밤에 속옷만 걸친채 바바리 하나만 입고 도망치는 비참한 결말을 맞게된다.

이때만 해도 좋았지?

 

마지막으로 개츠비의 옛 연인의 여동생인 챈은 개츠비가 자신의 언니를 만날 때, 언니와 개츠비의 키스에 점수를 매겼었다며 이런저런 농담들을 주고받는다. 전혀 아무 감정없이 서로를 대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우연히 또 다시 만날 땐 서로의 취향도 어느정도 맞고 특히나 챈은 개츠비의 재즈 피아노 실력과 노래를 몰래 듣게되어 차밍한 소개팅남인 의사를 버려두고 개츠비에게 마음이 조금씩 끌리기 시작한다. 비내리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 델라코트 시계 아래에서 오후 6시 1분전에 만나게 되는 두 남녀의 낭만적인 이야깃거리로 행복해 하는 두 사람. 결국 뜬금없이 개츠비와 챈이 맺어지며 결말이 나지만 멜로라곤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시나리오 덕분에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된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이다.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은 멜로 없는 멜로 영화로, 로맨틱한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는 1도 등장하지 않는 요상한 영화다. 대학 영화 기자인 애슐리의 헤픈 재스쳐들과 시종일관 그녀를 갖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늙다리 영화계 인사들의 행위들은 마치 이 영화를 찍은 감독인 우디 앨런의 자기반영 같은 모습이라 상당히 흥미로웠다. 영화 내내 영화계 남자들에게 실실거리며 술도 넙죽 받아먹고 대마도 함께 나눠피우면서 자신 때문에 학교를 다니고 있는 남자친구인 개츠비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다. 애슐리 역을 맡은 엘르 패닝은 미치도록 사랑스럽게 보이지만 그녀의 그런 모습들은 애슐리를 어떻게 한 번 해볼 생각 밖에 없는 늙은 남자들의 비뚫어진 욕망에 쉬이 맞장구를 쳐준 결과물이다.

 

애슐리의 전화연락을 기다리며 뉴욕 곳곳에서 하염없이 그녀를 기다리던 개츠비는 가족 모임에 애슐리를 데려온다는 소식 덕분에 한껏 들뜬 어머니에게 바에서 만난 직업여성을 데리고 가면서 어머니께 한 방 먹일 생각을 갖게된다. 그와 잠시동안 데이트 상대가 되는 그 직업여성은 바로 '베이워치: SOS 해상 구조대(2017)' 로도 잘 알려진 켈리 로르바흐.

날 가져요 엉엉 ㅠㅠ

 

대사도 별로 없는 단역치고 너무 레벨이 높은 배우를 캐스팅한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고 사라진다. 그리고 또 뜬금없게도 그녀의 등장 덕분에 개츠비에게 교육과 정서를 집착하는 그의 어머니에 대한 비밀이 풀리는데, 개츠비의 어머니 역시 젊었을 때 직업여성이었던 것. 우연히 고객으로 만난 개츠비의 아버지와 사랑에 빠졌고 약간의 돈이 있던 아버지와 반대로 몸을 팔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던 어머니는 아버지 이름으로 사업에 투자하여 지금의 상위 1%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된 개츠비는 또 다시 뜬금없이 하루동안 늙어빠진 남자놈들과 바람이 나서 연락이 두절됐던 애슐리를 버리고 홀로 뉴욕에 남기로 결정한다. 어머니의 비밀 덕에 이제야 자신의 미래를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볼 생각이 생긴 개츠비.

함께 뉴욕에 온 남자친구는 버려두고 눈이 돌아가는 별천지의 영화 관계자들에게 빠져 정신을 못차리던 애슐리의 말로가 참으로 고소했다(특히 베가의 집에서 비참하게 도망나올때). 그런 그녀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그래도 믿어주는 개츠비가 참 멋있었지만 버려진 부잣집 개를 주워든 건 챈이라는 이상한 설정 덕분에 '뭐지?' 하는 감상이 끊이지 않는 영화가 되었다.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보고나서 기억에 남는 건, 자신의 미모만을 믿고 이남자 저남자에게 질질 흘리고 다니는 헤픈 인생을 살아봤자 돌아오는 건 자신을 아껴줬던 연인의 포기일 뿐이라는 것과 뉴욕 곳곳의 명소에 비가내리는 장면들(그리니치 빌리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베멜만스 바, 센트럴 파크 등) 뿐이다. 애틋하고 가슴떨리는 멜로물이 아니라는게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큰 함정이고 뜬금없이 챈과 맺어지는 개츠비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영화다.

티모시 샬라메의 분위기와 미모는 이 영화에서도 끊임없이 비춰지는데, 말없이 피아노에 앉아서 재즈풍의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단연 티모시 샬라메의 팬이라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꼭 봐야하는 이유 중 하나다.

남자가 봐도 반하겠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보고나오면 비내리는 오후에 카페에 앉아 피아노 재즈음악을 듣고싶어진다.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감독하고 각본까지 쓴 우디 앨런 감독이 본작의 개봉 즈음(2018년) 자신의 의붓딸인 딜런 패로우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이슈가 떠오르면서 영화 개봉 자체에 난항을 겪다 국내에선 이제야 개봉한 영화다. 티모시 샬라메는 성소수자 센터 등 성 자선단체에 출연료 전액을 기부했고 우디앨런은 자신을 비난한 티모시 샬라메를 오스카상을 타먹으려 비난했다며 또 비난했다. 제대로 된 사실관계야 지들끼리 알아서 하면 될 일이고 만약 진짜로 우디 앨런이 자신의 의붓딸을 성추행했다면 희대의 노망난 쓰레기 감독일 뿐이다. 어찌됐든 우디 앨런은 한국의 홍상수 감독 영화를 보는 듯 수다스러운 캐릭터들과 영화 감독이 영화에 등장하는 장치 등, 비슷하면서도 은근히 다른 듯한 영화를 찍는 감독인데, 어딘가 비뚫어진 성적 취향은 비슷하게 닮았다 두 감독놈들이.

티모시 샬라메가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 곡은 'everything happens to me' 라는 제목의 곡이다. 영화의 주 스토리는 엉망이지만 사운드 트랙과 분위기는 진짜 압권인데 우디 앨런의 사생활로 다 망쳐버렸구먼. 레이니 데이 인 뉴욕 ost 를 찾는것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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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쿠키영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