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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eek 1 movie

영화 캡틴 마블 리뷰

리뷰 초반엔 스포일러가 1도 없습니다. 중간에 경고문구(?)가 들어가 있으니 스포일러를 당하고 싶지 않은 분은 문구가 나오면 바로 도망쳐(음?)!!

사선으로 자른 토스트는 못 먹어.

거기가 어딘지 말해주면 안될까?

우리가 없으면 넌 한낱 인간일 뿐이야.

난 너한테 증명할 게 없어.

 


 

 

 

 

마블 최초의 여성 단독 히어로 무비.

1995년, 공군 파일럿 시절의 기억을 잃고 크리족 전사로 살아가던 '비어스(브리 라슨 / 캐롤 댄버스, 캡틴 마벨)'. 그녀를 쫓는 스크럴족에게 잡혀 기억을 되살리는 연구를 받다가 지구에 불시착하게 된다. 그런 그녀를 블록버스터 비디오 대여점 앞에서 한 눈에 알아본 쉴드 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가 캡틴 마벨의 도주와 기억을 찾는 일에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

'아이언맨(2008)' 으로 시작한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어벤져스 4(2019)' 로 마침표를 찍기 전,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의 캡틴 마블이다. 이미 끝판왕인 타노스는 작년 '어벤져스 3 인피니티 워(2018)' 로 공개된 상태고 인류의 절반과 함께 사라진 히어로들의 부재를 메꾸려 급하게 집어넣은 느낌이 짙은 밍밍한 히어로 영화.

영화는 이미 크리족이 된 비어스의 기억들로부터 시작된다. 크리종족들이 신성시하는 인공지능인 '슈프림 인텔리전스' 의 비호아래 침략과 전투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그들은 스크럴종족의 씨를 말리려 부단히 노력중이다. 비어스의 범상치 않은 능력을 본 스크럴의 사령관 '탈로스(벤 멘델스)'는 그들이 찾는 무언가가 비어스의 기억 속에 있을거라 확신하며 그녀의 과거를 알아내려 혈안이 되어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구로 떨어진 비어스는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다 충격적인 사실을 목도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된다.

영화 캡틴 마블은 이제 곧 끝판왕을 다시 마주할 어벤져스 측의 끝판왕 치고는 너무 소소한 데뷔작이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난 너에게 증명할 게 없어' 라는 테마는 마블 최초 여성 단독 히어로 무비라는 타이틀과 여성이라도 이렇게 당당하고 멋진 히어로로 태어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아주 좋은 케이스지만 저 슬로건에 발이 꽉 묶여있는 탓에 영화의 초-중반 액션은 심각할 정도로 밋밋하고 스토리 또한 너절하다. 특히 어렵게 찾은 우주선 안에서 비어스를 쫓는 이들과 벌이는 전투(??) 장면은 차라리 컴퓨터 그래픽으로 범벅하는게 훨씬 나을 정도로, 정말 영화의 시대적 배경 처럼 90년대 액션 영화를 보는 듯 했고 그 당시 시대상은 1도 살리지 못한 배경이나 소품 활용, 배우들의 코스튬, 특히 킬링 사운드 트랙의 부재는 왜 굳이 캡틴 마블의 배경을 1990년대로 책정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물론 그동안 마블이 흩뿌려놓은 '쉴드(Strategic Homeland Intervention Enforcement and Logistics Division / 전략적 국토 개입 및 집행 병참국)' 의 소소한 떡밥들을 회수하려는 노력은 좋았으나 닉 퓨리를 상징하는 애꾸눈이 '그 이유' 여서 참 할 말을 잃었다.

아이그 우뤼 긔염뚱의♥︎

 

코믹하게 가려는 시도도 곳곳에 보이고 유쾌한 개그들도 꽤 많이 풀었지만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2014)' 시리즈나 다른 마블 영화에서 늘 봐오던 위트있는 멘트들은 보이지 않는다. 꽤나 중요한 순간에 '플러큰'으로 때우는 장면도 좀 이상했고,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캡틴 마벨의 액션씬은 후반에 모두 걸려있다. 결국 우리는 쉴드의 역사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시간대에 맞게 봐왔는데 이번 영화 캡틴 마블에서 그걸 역으로 초창기 모습을 보여주려 하니 억지로 갖다 붙인 소스들이 너무 많다. MCU의 분위기는 현재 진지한 걸 넘어, 초상집인데 '니가 보고 있는 그건 사실 이래서 그렇게 된거야' 라고, 궁금하지도 않은 TMI들을 괜히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영화 캡틴 마블은 굉장히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너무 재미 없지도 않은 평이한 히어로 영화가 되었다. 나쁘진 않은데 굳이 어벤져스 4의 개봉 한 달 전에 공개를 했어야 했나? 어쩌면 (캡틴 마블이)너무 자신이 없어서 이 시기에 개봉된게 아닌가? 싶은 캡틴 마블이었다.


+

영화 캡틴 마블의 쿠키영상은 두 개다. 엔딩 영상이 나오고 바로 등장하는 첫 번째 쿠키영상은 어벤져스 3 인피니티 워 이후 드디어 등장한 생존해 있는 히어로들.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등장하는 두 번째 쿠키영상은 지구에 남게 된 (로난이 그렇게 가지고 싶어했던)테서렉트의 행방이다.


여기에서 부턴 스포일러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난 경고 했어)

애초에 캡틴 마블이 제작된다는 소식에 평소 좋아하는 배우인 '쥬드 로' 가 캐스팅 됐다는 소문을 듣고 드디어 그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몸을 담그게 됐구나! 싶었는데 웬걸,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제다이들의 스승과 제자 같은 캐릭터로 캡틴 마벨과 쥬드 로가 등장할 줄 알았는데 영화의 분위기를 삽시간에 바꿔버리는 반전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다. 그치만 반전 소스는 참 좋았다. 비어스의 기억을 지우고 스크럴들을 그녀의 '적' 으로 심어두며 자신들이 원하는 '무기' 가 되어버린 캐롤 댄버스에게 브레인 워싱까지 해가면서 그녀를 어떻게든 컨트롤 하려는 크리종족들의 노력은 훗날 스타로드와 댄스 배틀을 벌이다 테서렉트를 놓쳐버린 로난이 쫄아서 달아나며 일단락 된다.

 

첫 번째 쿠키영상에서 등장한 어벤져스 3 인피니티 워의 생존자들이 1년 내내 저러고 있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스티브 로저스, 나타샤 알리아노바 로마노바, 브루스 배너 등이 어벤져스의 본부에서(?) 졸지에 효자가 되어 먼지처럼 사라진("mother f...") 닉 퓨리가 떨군 캡틴 마벨의 호출기를 용케 찾아내어 연구를 하고 있는데 그 호출을 받은 캡틴 마벨이 '닉 퓨리는 어디있어?' 라며 등장한다. 전 세계의 사망자 통계 수치를 확인하는 수염난 캡틴 아메리카와 그의 곁에서 해결 방도를 찾고 있는 블랙 위도우, 헐크가 참 애잔해 보였다.

분명히 처음 공개된 어벤져스 4 엔드 게임의 예고편에선 캡틴 아메리카의 턱이 말끔해 보였는데 캡틴 마블의 쿠키영상 속 캡틴 아메리카는 수염이 나 있다.

위의 이미지에서도 보이지만 보통 저런 영상들(앤트맨이 문 열어 달라는)을 보면 '쟤 누구지?', '어떻게 여기 와있지?' 라는 반응이 보통인데 캡틴 아메리카는 '옛날 메시지인가?' 라는 이상한 말을 한다. 예고편에서도 상당한 구라를 치는 마블임을 우리는 어벤져스 3 인피니티 워에서 충분히 확인 했기 때문에 예고편이 다가 아니라는 것 쯤은 잘 인지하고 어벤져스 4 엔드 게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삼켰던 테서렉트를 뱉는 구스(a. k. a. 플러큰) 를 보고 마블 세계관에선 테서렉트가 두 개냐, 캡틴 마블 자체가 MCU의 멀티 유니버스냐 말들이 꽤 많은데 캡틴 마블은 그냥 과거 얘기다. 영화 속에서 터미네이터를 오마쥬 하기도 하고 1990년대 배경을 잘 살리려 노력했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비어스가 지구에 내려와 이동 수단으로 삼는게 오토바이고 1990년대 술집의 배경을 곳곳에 넣긴 했지만 썩 그럴듯하게 집어넣진 못했다.

(터미네이터를 오마쥬 하려고 했으면 비어스가 지구에 내려왔을 때 홀딱 벗고 있었어야지)

어벤져스 4 엔드 게임과 캡틴 마벨의 개봉 시기, 그리고 어벤져스 3 인피니티 워와 블랙 팬서의 개봉 시기가 비슷하다. 거의 최종장의 영화를 두고 각각의 솔로 히어로 무비가 비슷한 맥락으로 개봉했는데 블랙 팬서는 2018년 2월 14일에 개봉한 것과 다르게 캡틴 마블은 2019년 3월 6일에 개봉했다. 재미와 개연성 면에선 블랙 팬서-어벤져스 3로 가는 길이 참 매끄러웠지만 어벤져스 4가 어떻게 공개되느냐에 따라 캡틴 마블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캡틴 마블 혼자 싸워도 타노스 10명은 이길 것 같다.

캡틴 마벨이 이렇게 버프를 먹은 이유는 스크럴족이 찾는 에너지 코어를 비어스 혼자 독차지 했기 때문. 후천적인 사고 버프로 히어로가 된 케이스다.

마블 영화의 시그니쳐 오프닝이 된, 만화 책장이 넘어가는 오프닝 타이틀 이후, 마블의 정식 로고 속에 등장하는 스탠 리와 그를 추모하는 'thank you stan lee' 의 문구가 참 멋졌다.

(그동안 스탠 리가 카메오로 등장한 마블영화 속 거의 모든 영상이 마블 로고에 다 박혀있다)

정말 웃기게도 닉 퓨리는 사실 진짜 효자였다는 걸 암시하는 대사와 장면이 나온다(사실 백업을 요청하는 지원 요청 연락이었지만).


+

캡틴 마블은 인천 cgv에서 아이맥스 3d로 혼자 봤다.

굳이 3d로 안 봐도 됐을 영화.

 

 

 

다시 혼자 영화를 보는 남자가 되었다.

뭐, 그동안 4년 내내 혼자 봤던 터라 안 어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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